원작설정과는 상당부분 다릅니다. 클론에 대한 설정 역시 상당히 날조했습니다. “오비완, 오비완! 잠시만요!” 양손에 서류를 한가득 든 휴머노이드 남성은 회랑을 따라 걸었다. 등 뒤에서 숨넘어가는 고함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남자의 걸음걸이는 회랑에 갓 접어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남자가 막 회랑 모퉁이를 꺾어 도는 순간 불쑥...
07. 기억 바꾸기 그때까지 나는 본즈가 다시 누군가를 만날 거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연락 없이 불쑥 찾아간 본즈의 방은 비어 있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보나마나 탕비실에 갔거나 야근 중이겠지. 금방 돌아올 거라는 내 생각과 달리 본즈는 한참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본즈를 기다리며 심심해진 나는 그의 방을 뒤졌다. 홍차 시...
06. 불쌍하고 불행한, 불행하고 불쌍한. 내가 본즈와 헤어졌을 때 가장 강렬하게 느꼈던 감정은 안도였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인정하기 쉽지 않은 과거다. 하나의 시도와 관계가 파탄 났다는 사실보다 본즈와의 관계가 내가 예상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데서 왔던 기쁨이 더 컸다는 걸 인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쓰레기였는지 인...
04. 불만족 칸의 테러가 수습되고 다시 엔터프라이즈를 맡게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고 기억한다. 근무를 끝내고 시간표를 확인하니 본즈도 퇴근한 후였다. 장난기가 들어 나는 연락하지 않고 불쑥 그의 개인실을 찾아갔다. 본즈는 방에 없었다. 퇴근하지 않은 건지 확인하려고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자니 문이 열리며 본즈가 들어왔다. 편한 사복 차림이었다. ...
03. Too good to believe H박사는 어떤지 모르겠네. 나는 고전 취미가 있는 편이거든. 그걸 모르는 사람도 있나요. 함장님 고전 취미야 유명하죠. 짐이라고 부르라니까. 이런. 미안해요.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네요. 고의는 아니었어요… 이해하죠? …그럼. 이해하지. 저희는 엔터프라이즈에서 처음 만났잖아요… 아니, 물론 같은 기수의 아카데미에 ...
02. 홍차 시럽 그가 어떻게 내게 유의미한 객체가 되었는가를 설명하려면 그 망할 홍차 시럽 이야기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 일단 입을 떼긴 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내야 할지 몰라 나는 한참동안 말을 아꼈다. 침묵을 견디지 못한 H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함장님. 이렇게라면 이야기하겠다고 하신 건 함장님이에요. 아시잖아요. 계속 이렇게 끌면….” ...
제임스 커크는 열세 살에서 열네 살로 넘어가기 직전의 겨울에 딱 한 번, 연극을 본 적이 있다. 지구에 잠시 체류하던 위노나가 부린 변덕이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지금까지도 듣지 못했다. 물은 적도 없다. 하지만 제임스가 그 일을 단순한 하루의 사건으로 치부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위노나와의 짧은 대화나 시간들은 단막의 기억이 되어 쉽게 떠오르지...
레너드 맥코이는 손바닥 위에 올려진 작은 선물상자와 그 선물상자를 건넨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면 그 선물상자가 당장 정체를 드러내기라도 할 것처럼. 손바닥 위에 놓인 선물상자는 외관상 아주 멀쩡했다. 가로세로 폭은 13센티미터 정도. 베이지색의 오돌토돌한 종이로 겉면을 싼 상자는 견고하다. 굳이 포장을 벗겨보지 않아도 고급품이라는 사실을 알...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